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형제복지원 사건은 국가와 사회가 약자를 보호하는 척하며 그 등을 짓밟은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인권 범죄다. 오랜 기간 침묵과 망각 속에 있었으나, 넷플릭스 다큐 '나는 생존자다' 1~2화에서는 그 실체와 피해자들의 아픔을 다시 생생히 환기시킨다. 우리는 이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하여야 한다.
1. 형제복지원은 어떤 곳인가
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산에서 운영된 국내 최대 규모의 부랑인 수용소였다. 겉으로는 '복지시설'이었으나, 실상은 약 3만 8,000명이 강제로 수용되고 그 안에서 강제노역, 폭행, 성폭력, 그리고 각종 인권 침해가 자행됐던 장소다.
이 곳에서 무려 65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. 당시 수용자들은 파란 트레이닝복을 입고, 철장에 갇힌 채 억압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 했다. 아이, 부랑자, 노숙자, 심지어 길을 걷던 시민까지 아무런 절차 없이 끌려가기도 하였다.
2. 정부와 형제복지원의 관계
📌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묵인
정부는 내무부 훈령(제410호, 1975년)과 각종 조례를 통해 박정희-전두환 정권에서 국가 주도의 '부랑인 단속 및 정화 정책'을 실시했다. 형제복지원은 정부와 직접 위탁계약을 맺었으며, 부산시 등 지방정부의 행정적 지원까지 받으며 운영되었다.
1988년 올림픽과 1986년 아시안게임 등 대형 국제행사를 앞두고, 도시 미관과 치안 확보를 이유로 부랑인을 무차별적으로 거리에서 '청소'하는 식의 정책을 펴며, 사실상 정부의 묵인 아래 이런 인권유린이 벌어졌다.
📌 피해자 국가배상소송, 그리고 2025년 정부의 사과
이후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긴 소송 끝에 2025년에 이르러서야 정부가 국가배상소송 상소를 공식적으로 취하하고, 장관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뒤늦게나마 책임을 인정하게 되었다.
3. 넷플릭스 다큐 '나는 생존자다'의 재조명
넷플릭스 다큐 '나는 생존자다' |
다큐 1~2화에서는 생존자들이 당시 '형제복지원' 유니폼을 입고 직접 재현된 공간에 들어가 그 시절의 고통, 두려움, 절망을 생생하게 증언해준다. 피해자들 중에는 시설장의 아들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.
선정성 없이 생존자 중심의 증언, 사건 본질에 집중한 구성으로 우리 사회가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흔을 들여다보게 한다.
4. 글을 마치며
끔찍했던 형제복지원 사건, 그리고 그 안에 갇혀버린 수많은 생존자들을 기억하여야 한다. 오늘 우리가 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, 또 다른 사회적 소외와 비극을 막는 작은 시작이 되길 기원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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